여러분의 가을은 어떤 계절인가요? 가을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옷깃을 여미는 쌀쌀한 아침 공기, 높고 푸른 하늘, 싱그럽게 물든 산과 들, 단풍, 낙엽, 꼬릿한 은행 냄새.. 하나를 더 하자면 억새가 아닐까 해요. 노랗고 빨갛게 물든 단풍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빛나는 햇살을 머금은 억새풀을 보고 있노라면 가을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람결에 나부끼는 소리도 귀를 즐겁게 합니다. 민둥산 정선 은빛 억새 축제가 시작되자마자 5대 억새 군락지 중 하나인 민둥산에 다녀왔어요. 억새풀이 아직 절정은 아니었지만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은 오후에 산행길에 올라 도착한 민둥산 정상은 노을로 붉게 물들고 있었어요. 숨이 턱까지 차올랐던 고생이 한방에 씻겨 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맛에 백패킹을 놓지 못하고 있나 봐요.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텐트를 피칭했습니다. 정상 쪽 데크는 이미 만석이었고, 정상 살짝 아래에 있는 데크에 자리를 잡았어요. 민둥산 백패킹을 준비할 때부터 피칭하고 싶었던 자리였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아래쪽 데크는 텐트를 2~3동 정도 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정상 데크보다 더 프라이빗하고 바람도 막아줘서 오히려 좋았어요.
세팅을 끝내고 보니 붉게 타오르는 노을이 또 장관이에요. 청명한 날씨라 해가 끝까지 넘어갈 때까지 노을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해가 지고 나니 바람도 심하고 산 위라 그런지 추워서 밖에 앉아있진 못하겠더라고요. 깜빡하고 체어를 안 챙겨 갔었는데 다행(?)이었어요. 텐트 안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너무 일찍 자서인지 새벽에 눈을 떴는데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고 있었어요.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눈으로만 보고 끝내기엔 또 아쉬워 삼각대를 세우고 사진으로 담아왔습니다. 요 근래 본 별 중에 가장 많고 밝았어요.
아침 일찍 철수를 하고 못내 아쉬워 하산길에 억새를 담아봅니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 있잖아요. 작년에 등산으로 왔던 민둥산은 억새가 거의 다 지고 줄기만 남아 있어 아쉬웠는데요. 이번에는 그래도 절정은 아니지만 은빛 솜털을 잔뜩 보고 올 수 있어 좋았습니다. 민둥산 등산 코스, 최단 거리 코스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 글 하단에 간단히 적어두었어요. 가을 산행을 준비하시거나 백패킹을 계획 중이시라면 민둥산도 후보에 살짝 넣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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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은빛 억새 축제 기간: 9/22~11/5
📍등산 코스 들머리: 중산초등학교, 무료 주차 가능, 정상까지 1시간 30분 소요 (지도)
📍최단 코스 들머리: 강원 정선군 남면 억새꽃길 252-3, 10대 내외 주차 가능, 정상까지 30분 소요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