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배낭을 메고 오르는 선자령은 언제나 설렙니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날씨를 가늠할 수 없어 그런 마음이 더 커지는 것도 같습니다. 백패킹이든 오버랜딩이든 한 번 갔던 곳은 잘 가지 않는 편이에요. 하지만 선자령은 세 번이나 갈 만큼 멋진 경험을 만들어주는 곳입니다. 처음 올랐던 선자령은 흰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 선자령이었어요. 눈을 파내고 하룻밤을 지낸 추억이 아직도 강렬합니다. 두 번째 선자령 까지도 겨울에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을에 오른 푸릇한 광경은 또 다른 감동이었어요. 등산길은 안개 때문에 한 치 앞이 안 보였는데 해가 지고 나니 거짓말처럼 맑아졌습니다.
늦잠을 자서 일출은 놓쳤지만 운 좋게 장판 운해를 만났습니다. 하나둘씩 일어나 감탄사를 내뱉는 이웃 백패커 분들, 서로 말을 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고 하지만 이 고생을 해야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니까요.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아 아쉽습니다.
오전 9시가 넘으면 등산객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하산을 합니다. 이 풍경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하면서요. 이렇게 해가 쨍하고, 바람 없이 평온한 선자령을 또 만난다는 보장이 없으니 더 아쉬웠습니다.
선자령 백패킹은 대관령 마을휴게소에 주차장에서 1시간 30분 정도 트레킹을 해야 정상에 닿을 수 있습니다. 트레킹 거리를 단축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평일이 아니라면 주차 자리가 거의 꽉 차있다고 해요. 대관령 마을휴게소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요. 화장실은 물론이고 식당과 편의점이 있어 백패킹 전후로 끼니를 해결하기에 좋습니다. 선자령 박지까지 오르는 길은 등산에 익숙하지 않다면 다소 힘들 수 있습니다. 겨울에 가신다면 안전을 위해 방한용품과 아이젠, 등산 스틱은 반드시 챙겨가야 하고요. 눈이 많이 내린 날은 눈삽도 챙겨가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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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마을휴게소 주차장 (링크)